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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바깥은 여름, 김애란

by 읽고보고맛보고 2021. 12. 12.

한국 소설의 거장 김애란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총 7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입동 (P7), 노찬성과 에반 (P39), 건너편 (P83), 침묵의 미래 (P121), 풍경의 쓸모 (P147), 가리는 손 (P185),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P223) 이렇게 7편입니다. 

 

한국 소설이 가진 신파적인 느낌에 반감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최근의 신진 작가들은 이를 반영하듯 신파적인 작품을 많이 쓰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이 소설 역시 신파적인 느낌으로 읽을지 모르겠습니다. 첫 작품인 입동을 읽으면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이야기에 신파적인 느낌을 받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소설은, 그리고 이야기들은 설명할 수 없는 것은 설명하고 공부할 수 없는 것들을 공부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의 단편들은 슬픔을 공부하는 일이 아이를 잃은 부모가 있음을 아는 것, 배우자를 잃은 사람이 있음을 아는 것, 부당한 실패를 겪는 사람들이 있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그들의 물리적 상황에 대한 리포트를 듣는 것과는 다릅니다. 스스로 겪어보지 못한 마음들은 오직 이와 같은 이야기를 통하여만 전달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삶이 어떠해야 하는가, 그리고 세상이 어떠해야 하는가, 그리고 어떤 곳인가에 대하여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들은 단어와 논리를 바탕으로 하지만, 그 생각들에 감정을 담지 못하면 반쪽자리 생각에 그치고 맙니다. 스스로 겪어보지 못한 마음들이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가 되고는 합니다.

책을 읽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느낌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슬픔을 공부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무거워지는 마음을 외면하지 않고, 세상에 이와 같은 이야기들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 그리고 불편한 현실에 눈을 돌리지 않는 용기를 갖는 것. 우리가 소설에서조차 이런 이야기를 공부해야 하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우리가 터무니없이 이런 현실에 대한 공부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기에 그렇다고 대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