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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2

발바닥에 축배 "이것과 저것을 저울질하지 않기 위하여 떠나고 또 떠났는데, 저는 아직도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였네요." ​ 어묵탕과 소주를 앞에 두고 그와 마주 앉았습니다. 술집 안에는 우리 외에 손님이 없습니다. 주인아주머니는 마루에 걸터앉아 티브이를 보고 있습니다. 그와 저는 작은방에 앉아서 소주잔을 부딪쳤습니다. "몇 살쯤 되셨습니까?" 조금 이상한 질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이를 묻는 것임에는 틀림없지만, '쯤'이라니. 물론 나이가 많아지면 자기 나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고는 하지만, 내가 그럴 거라고 생각해서 저렇게 묻는 건 아닌 것 같았어요. "저는 이제 올해 50 이 되었습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그가 계속 말을 이었습니다. 누군가와 술잔을 나누는 건 정말 오랜만이라고, 이렇게 제안해 주어.. 2022. 1. 25.
복통 소리를 크게 지르고 나서 배를 움켜쥐었습니다. 저는 항상 엄살이라는 것에 대하여 생각했습니다. 남들은 이런 복통을 어떻게 느낄까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까요? 아니면 끔찍한 고통이라고 생각할까요. 저는 이제 뭔가를 궁금해할 나이는 지났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고통이 어떤 것인지는 궁금합니다. ​ 해가 화창한 주말 오전이었습니다. 고통에 대하여 적기에 저는 너무 감수성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이 묵직한 느낌을 고통이라고 불러도 되는 것인지, 그저 나이 듦에 따른 불편함의 하나인지 저는 구분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예리하게 알려면 남들의 고통이 어떤 것인지 제가 진정으로 공감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그저 제 느낌으로 아프다 아프지 않다를 말하면 되는 것일까요? 그저 남들이 다 느끼는 그런 불편함.. 2022. 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