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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by 읽고보고맛보고 2022. 1. 26.

 콜슨 화이트헤드의 소설입니다. 인종 차별, 아동 학대에 대한 고발적 성격을 가진 작품입니다. 1970년대 미국이 배경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참혹한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이 작품이 픽션임을 밝혔지만, 수많은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음도 동시에 분명히 했습니다. 니클은 학교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사실상 소년범 수용소였고 주인공인 흑인 학생 엘우드는 그곳에서 끔찍한 일을 당했습니다. 억울하게 그곳에 수용되었지만, 그가 억울한지 아닌지에 세상은 물론 관심이 없었고, 그곳에 수감되어 있는 대부분의 흑인 아이들에 대하여도 그랬습니다. 세상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곳에서 아이들은 처참하게 죽어갔습니다. 작가는 마치 그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듯 적었습니다만, 그 담담한 문장들에서 작가의 분노를 읽어내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물론 우리는 정의가 교과서 속에만 있을 뿐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죽은 아이들의 유혜를 발굴하고, 세상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히는 것은 우리가 지켜야할 마지막 정의입니다. 누군가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정의에 분노하고 들끓는 복수심으로 무장하여 불특정 다수에게 공격성을 보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세상이 썩어 빠졌고 정의는 교과서에 있을 뿐이라며 정의보다 이득이 우선이고 현명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정의를 위하여 지금이라도 죽은 아이들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작은 일이라도 하려고 합니다.

 

 저는 이 흑인 작가 콜슨 화이트헤드가 마지막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작품을 적었다고 생각합니다. 엘우드 커티스의 입을 빌려서 킹 목사의 말을 작가는 적었습니다.

 '우리를 감옥에 가둬도 우리는 여전히 당신들을 사랑할 겁니다. 우리 집에 폭탄을 던지고 우리 아이들을 위협해도, 조금 힘들기는 하겠지만, 우리는 여전히 당신들을 사랑할 겁니다. 두건을 쓰고 폭력을 저지르는 자들을 한밤중에 우리 동네로 보내 우리를 길가로 끌어내서 때려 반죽음으로 만들게 해도 우리는 여전히 당신들을 사랑할 겁니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알아두십시오. 우리는 고통을 견디는 능력으로 당신들을 지치게 해서 언젠가 자유를 얻어낼 겁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아니면 나약하다고 생각되는 세상에서 킹 목사의 저 연설에 나약함 대신 담긴 진정한 분노를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