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보면서 요리 따라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백선생님과 승우아빠를 거쳐간다. 승우아빠의 하이라이트는 물론 스테이크다. 그놈의 마이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르으으으으으으으으. 고기를 잘 굽는 건 대한민국 남자의 필수 덕목이다. 와이프, 여자 친구, 여자 사람 친구, 아들, 딸, 직장 상사, 아버지, 어머니, 형, 누나, 동생, 학교 후배 등 같이 밥을 먹는 모두에게 통하는 기술이라는 것이 세상에 어디 흔한 줄 아는가. 그런 의미에서 고기 굽기 기술은 어마어마하게 소중하다. 고기를 잘 굽고 싶어서 유튜브를 좀 찾아본 사람이면 마이야르를 부르짖는 승우아빠를 한 번쯤은 보게 된다. (정육남같은 유뷰버들은 나중에...)
마이야르 방송 리뷰는 나중에 해보자. 우선은 알리오 올리오다. 솔직히 말하면 백선생님의 '집밥 백선생' 도 참고했다. 물론 여러분께는 아무래도 상관없겠지만 말이다.
자 우선 보면, 저민 마늘이랑 페페론치노부터 얘기한다. 페페론치노는 건고추나 베트남 고추로 해도 된다고 한다. 본인은 물론 냉장고를 뒤져도 저민 마늘도 뭣도 없다. 그래서 동네 마트로 간다.
우선 노브랜드에 저민 마늘은 없다. 하지만 뭐 그게 대순가. 깐 마늘은 있으니, 그것으로 준비한다. 노브랜드 스파게티면은 저렴하다. 스파게티면에도 뭔가 고급품이 있고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이걸로 하기로 한다. 일단 근데 문제는 노브랜드에는 건고추, 베트남 고추, 페페론치노 다 없다. (우리 동네만 그럴 수 있으니 오해는 말아주세요. 노브랜드 사랑합니다.) 그래서 근처 롯데 프리미엄 마트에 간다. 무려 프리미엄이라서 잘 안 가지만 이럴 때는 갈만하다. 오케이 이왕 사는 거 페페론치노로 간다. 여자 친구님께 대접하기도 이게 더 있어 보이지 않겠는가. 프리미엄 마트에는 저민 마늘도 있지만, 뭐 그건 패스하겠다. 마늘을 또 사기는 좀 그렇지 않은가.
마늘을 도마에 깔았다. (도마는 다이소에서 집어왔다. 초보가 비싼 도마 쓰는 건 용서할 수 없다.) 이제 마늘을 저며보자. 일정한 크기로 썰라는데 그런 건 우리에게 가능하지가 않다. 하지만 내게는 탄 마늘을 먹을 수 있는 용기가 있으므로 큰 문제는 없다.
다 했는데 뭔가 많다. 많다는 느낌이 확 든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자. 사람 되려고 마늘 먹은 곰의 후손들이 아닌가. 마늘 소비량 세계 1위의 위엄으로 몽땅 넣겠다. 힘들게 썬 건데 버리면 마음이 아플 것 같다. 근데 뭔가 이상하다. 영상에 면수가 있다??? 자세히 보니까 면이 이미 삶아져 있다??? 어쩔 수 없다. 백선생님의 영상을 참고해서 면을 삶는다. 물을 대충 냄비에 때려 넣고서 팔팔 끓이기로 한다.
근데 이놈의 하이라이트는 물이 끓으려면 한참이 걸리므로, 마늘도 볶아보자. 영상을 보면 올리브유를 제법 따른다. 나의 소중한 올리브유가 활약할 시간이다. 마늘을 드음뿍 넣고서 새로 산 페페론치노 뿐지르고서 이제 불을 켠다. 승우아빠가 일찍 넣으라고 했으니까 그냥 넣고 끓인다. 아 새우가 없다. 새우가... 근데 백선생님은 새우 없이 했으니까 그냥 이건 생략한다. 근데 이거 약불에 하라는데, 뭔가 이거 가스레인지 약불이면 하이라이트 몇인지 모르겠다. 암튼 중간 (9 중 4, 5 단계?)로 볶는다.
물이 끓으니까 소금을 팍팍 친다. 뭔가 100:1 이라는데, 그걸 내가 뭔 수로 맞추겠습니까 선생님. 죄송하지만 저는 눈대중 그런 거 모릅니다. 암튼 좀 짜도 나는 먹을 수 있다는 용기를 다시 갖추고 맛소금을 팍팍. 그리고 면을 그냥 때려 넣는다. 500원 크기가 뭐 하던데 암튼 그냥 넣는다. 영상에 면 삶는 게 안나으니까 어쩔 수 없다. 백선생님꺼 보면서 삶아보자.
암튼 뭔가 되는 거 같은 기분이다. 면은 포장지에 8분이랬으니까 8분 시간 재기로 한다.
아니 근데, 4, 5가 센 건가??? 뭔가 좀 면이 익으려면 한참 남았는데 마늘이 막 보글보글하면서 막 갈색으로 변한다. 내가 아무리 감이 없어도 이거 뭔가 노릇노릇을 넘어섰다. 큰일이 났다. (사진이 뿌연 거는 면 삶는 냄비의 김 때문이다. 당신도 알 거라고 믿는다. 자취하는 남자 집에 넓고 쾌적한 주방이 있을 리 없다는 것을.) 일단 부랴부랴 하이라이트라도 꺼보는데, 알지 모르겠지만 이거 하이라이트는 끄고도 한참 뜨겁다. 그런데 마땅히 팬을 옮길 수도 없어 일단 들고 있는다. 다소 무겁지만 이 정도 고난은 나를 무너트릴 수 없다.
승우아빠는 이미 진작에 다 만들었기 때문에 영상은 3번째 반복되고 있다. 암튼 치킨스톡을 느라고 하는데, 그런거 없으니까 맛소금을 치자. 옛날에 백종원 선생님께서 어딘가 영상에서 맛소금에도 조미료 성분같은게 있다고 하셨다. 이걸 많이 치면 승우아빠가 말하는 그 감칠맛이 날지 모르겠다. 암튼 해보자.
근데 인간적으로 이거 너무 튀겨지는 느낌이다. 팬이 식지를 않는 관계로 오일을 더 붓는다. 승우아빠 영상 보니까 완성하고 올리브 오일 쪼끔 더 붓더라. 그걸 조금 빨리하면 이거 온도도 좀 식고 하지 않겠는가. 마늘이 타면 정말 맛이 없다니까 조금만 더 시간을 벌어보자. 면이 익으려면 이제 얼마 안 남았다. 8분이 이렇게 길었나 싶다.
마침내 8분이 지났다. 드디어 면을 꺼내서 팬에 투하한다. 뭔가 어떻게든 될 거 같으다. 승우아빠는 면수에 치킨스톡을 너 가지고 하랬는데, 일단 급해서 면부터 넣었다. 아 근데, 면수를 어떻게 넣지 싶은데, 국자가 없다. 수저로 넣을라니까 몇 수저 너 봤는데, 티도 안 난다. 이거 안 되겠다. 냄비를 들어다가 면수를 따르기로 한다.
망했다. 사진으로 이 흥건함이 보이는가? 면수가 뭔가 살짝 들어가서 뭔가 면이랑 기름이랑 섞이게 만들어야 할 거 같은데 이것은 면수로 흥건하다. 자작자작하던 느낌도 사라졌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건가 싶다. 하지만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물을 암튼 끓면 날아간다. 그거를 믿자. 근데 이거 오일도 아까 더 넣은 거 때문에 꽤 많아 보인다.
그래도 나름대로 뭔가 나의 소중한 주걱으로 열심히 젓었더니 물이 좀 날아간 느낌이다. 이제 좀 그럴싸해 보인다. 면이 막 뿛어가지고 흐물흐물해지나 걱정했는데 조금은 그런 것도 같지만 심각하지 않다. 처음부터 각오는 되어 있었다.
잠깐만. 아무리 라면 그릇이라 그릇이 좁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기름은 뭔가. 내가 뭘 만든 건가. 이거는 기름국 아닌가 싶다. 파슬리는 물론 생략한다.
맛이 없는 거는 아니다. 의외로 기름과 마늘과 면과 암튼 섞이기도 섞여서 제법 그럴싸하다! 근데 인간적으로 너무 기름져서 후추를 팍팍 뿌렸다. 이것은 좋은 선택이다. 콜럼버스도 후추를 찾다가 아메리카를 발견했다고 하지 않는가. 후추는 정말 대단한 물건이다. 암튼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너무 일찍부터 마늘 볶지 말자. 면 익히고서 하는 게 안전하다. 최소한 면을 한 4분은 익히고 마늘 볶기 시작하자.
2. 오일은 적당히 넣자. 제발.
3. 생각보다 할만하다. 승우아빠의 난이도 평가는 거짓말이 아니다.
암튼 해봤습니다. 이거 다음에 다시 해봅니다. 승우아빠님 감사합니다.
유튜브 : ★★★☆☆ (해볼 만은 한데, 면 익히는 것도 좀 가르쳐 주세요. 너무 그건 쉬운 가요.)
음식 맛 : ★★☆☆☆ (제대로 만들면 맛있을 거 같으다. 근데 이거 원래 이렇게 비주얼이 허여 멀건 해요?? 영상에는 좀 더 누리끼리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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