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혼자 산다면, 또 적당히 냄새나고 기름때 정도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할 수 있다면,
분명히 어느 순간, 집에서 해 먹을까 하는 때가 온다.
누군가에게 음식을 해줄 수 있는!! 괜찮아 보이지 않는가. 라면 그만 끓이고, 배달비 그만 지불하고.
백종원 선생님께서 그러셨다.
"일단 한번 해보세요."
그래서 진짜 진짜로 해보기로 했다.
이번이 처음으로 백종원 선생님 유튜브를 따라 해 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늘 볶음밥은 처음이다. 이 제가 한다면 여러분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일단 준비부터 해보자. 이 꼬질꼬질한 하이라이트. 일단 이것부터 문제다. 과연 이놈이 볶음밥을 할 수 있는 놈일까?
인덕션이랑 하이라이트는 엄연히 다르단다. 잘은 모르겠고, 어떻게 다른지는 다음에 알아보기로 했다. 그저 일단 하이라이트는 훨씬 싼 거고, 그래서 빌트인인 자취방들은 전부 이것만 쓰나 보다. 그것만 알아두고 넘어가기로 했다.
일단 밥.
남은 찬밥은커녕 밥솥도 없다. 물론이다. 탄수화물이 권장되지 않는 이 시기에 뭐 남자 혼자 사는 집에 굳이 그런 걸. 하지만 우리 친절한 백종원 아저씨는 즉석밥도 가능하다고 하셨고, 그래서 가장 저렴하다는 노브랜드에서 즉석밥을 사 왔다. (예전에는 이걸 전자레인지에 돌린 다음 식혔다. 근데 그냥 쓰면 된다고 하시더라...)
다음은 야채다. 선생님께서는 통마늘이랑 간 마늘 쓰라고 하셨다. 근데 전에 달걀 볶음밥 하실 때 그러셨다.
"뭐든지 너 보세요. 괜찮아요."
청양고추랑 버섯 어떤가. 무려 양송이버섯. 그냥 뭔가 버섯이 들어가면 고기 들어간 거 같기도 하고 괜찮아 보이더라.
청양고추는 백종원 선생님께서 여기저기 많이 썰어 너으시더라. 애들 있으면 넣지 말라고도 많이 하시던 거다. 근데 이거는 나 혼자 다 먹을 테고, 나는 나이를 지나치게 먹었기 때문에 청양고추도 넣기로 했다.
버터는 뭐 이제 와서 저거 안 먹는다고 살이 빠질 것 같지는 않았다. 선생님께서 그러셨다.
"살찌는 게 두렵지 않으신 분들은 많이 너으셔도 괜찮아요."
두렵지만 두 수달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어서 대충 넣었다.
마늘을 볶는다. 볶다가 알았는데, 저거 통마늘을 저렇게 썰지 말고 다져야 하드라. 유튜브를 보면서 요리를 하는 건 너무 어렵다. 프라이팬이랑 화면을 어떻게 동시에 보라는 말인가. 꼭 하나씩 빼먹던데, 오늘도 역시나였다. 소리만 들으면서 하는 건? 불가능하다. 백종원 선생님의 진행 속도는 저보다, 어쩌면 우리보다 세배는 빠르다. 암튼 다진 마늘도 넣고 대충 막 볶았다. 나중에 다시 보니 다진 마늘을 쓸 때는 키친타월로 물기를 쭉 빼라고 하셨는데... 역시 요리는 몸빵이다. 다행히도 내 피부는 제법 두껍다. 디인대는 없는 것 같다. 내가 만들면 뭐든 펑펑 터지더라.
암튼 열심히 볶았다. 저 주걱은 전에 어디서 프라이팬은 숟가락으로 긁는 거 아니라고 해서 다이소에서 사 왔다. 살살 휘어져서 마음에 든다. 뭐 프라이팬 잡고 막 흔드는 거는 가스레인지 가지신 분들이나 하는 거고, 하이라이트에서 할 때는 그런 거 없다. 그냥 저 주걱으로 열심히 휘져었다.
선생님께서 '노릇노릇 해질 때까지'라고 하셨는데, 정말 그거는 뭔지 모르겠다. 암튼 간장을 묻히면 불맛이 난다고 해가지고 간장을 살짝 붇고서 마늘로 쓱쓱 닦았다. 뭔가 이게 갈색? 비슷하게 변하고 있는데 맛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생각해보니 마늘은 생마늘도 먹지 않나. 뭐 타지만 않으면 되겠다 싶어서 적당히 했다.
대충 된 거 같아서 나머지 다 때려 넣었다. 밥이랑 고추랑 버섯이랑 죄다 때려 넣었다. 뭔가 간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소금도 팍팍 쳤다. 또 휘릭 휘릭 막 프라이팬으로 내용물 돌리기는 무리다. 이것은 그냥 주걱으로 밥 부시고, 다 휘져었다. 저 주걱은 만능이다. 암튼 저걸로 휘져으면 다 부서진다.
암튼 다 볶았다. 냄새는 나름 그럴싸했는데, 이거 뭔가 좀 색이 허여 멀 건하다.
선생님 거랑은 색이 좀 다르다. 암튼 만들었으니 먹어봤다. 제법 먹을 만은 하다. 물론 내가 아는 그 볶음밥 맛은 아니지만, 대충 구운 마늘이랑 밥이랑 막 다 비볐는데 못 먹을 거는 아니다. 생각보다 요리 못 먹게 만들기도 쉽지 않다. 암튼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마늘 열심히 다지자. 저렇게 크게 썰면 마늘이랑 밥이랑 따로 논다.
2. 버섯은 넣지 말자. 새송이 버섯이라서 저런 지, 내가 잘못 썰어가지고 잘 안 볶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넣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밥 위에 구운 버섯 올려먹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3. 유튜브 리뷰니까 담부터는 더 시키는 대로 해보자.
암튼 해봤습니다. 백종원 선생님. 담부터는 더 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튜브 : ★★★★☆ (따라 하기 매우 친절하심. 진짜 해볼 수 있음.)
음식 맛 : ★★☆☆☆ (마늘만 더 늘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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