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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페스트, 알베르 카뮈

by 읽고보고맛보고 2021. 8. 15.

시국 덕분에 화재가 되고 있는 책입니다. 알베르 까뮈는 1900년대 '오랑'에서 페스트가 발생하고 끝나기까지의 과정을 소설로 적었습니다. 물론 전염병은 모두 동일할 수는 없습니다. 또 어떤 가상의 도시도 세상 모든 도시를 대표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 소설이 무슨 예언서처럼 취급되어서는 곤란할 것입니다.

의사, 자원봉사자, 성직자, 공무원, 범죄자, 기자에 이르기까지 많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이 인물들은 캐릭터로서의 개인이라기보다는 해당 직업군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페스트 상황에서 각각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환자를 격리하고, 이송하고, 또 엄청난 수의 시체들을 처리하고, 탈출을 시도합니다.

전염병은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듭니다. 전염병의 세상에서는 모두가 선량한 피해자인 동시에 무차별한 가해자입니다. 그것은 수많은 육체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그와 동시에 사람들의 정신을 파괴합니다. 도시 전체가 마비되고

의사 리외는 그 선량함과 성실함에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는 그저 선고를 내릴 뿐입니다. 그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지만, 수없이 많은 죽음의 선고를 내리게 되죠.

등화관제가 시행되고, 식량이 바닥나 갑니다. 모든 공공시설은 환자 수용소로 변하고, 많은 사람들이 격리됩니다.

물론 이 작품의 모두는 동의하기 어려운 면들도 있습니다. 파늘루 신부, 그랑 같은 인물들의 생각에 모두 동의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성실한 연대야말로 필요한 것임을 까뮈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위대한 누군가가 만들어내는 기적 같은 치료약이 아니라 이 긍정하기 어려운 나약하고 어리석은 사람들의 연대, 그리고 성실한 싸움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말입니다.

분명히 지금의 사태와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쉽사리 말을 듣지 않고, 병은 끝도 없이 퍼져나갑니다. 장기화되면 될수록 이 싸움에 지치고, 더 이상은 성실하기 어려운 순간이 올지 모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계속해서 지쳐 쓰러지도록 싸울 것입니다. 일선에서 싸우고 계신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