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44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에서 정치철학을 강의하고 있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최신작입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통하여 한국에 유명해진 그는 철학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가 얼마나 내재적으로 많은 철학적 이론에 근거하고 있는지 깨우쳐 주었고, 우리가 생각하는 형태를 다시 깨닫게 해 주었죠. 그리고 후속작인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같은 작품에서 자본주의적 논리가 우리 철학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에 경종을 울리고자 했습니다. 이번 작품 역시 그가 계속해서 말해왔던 자본주의적 시각에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더 적극적으로 '능력주의'에 대하여 반론을 표합니다. 가히 충격적인 제안을 그는 이 책에서 했고, 미국 사회에 대하여 쓴 이 책의 현실은 우리에게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습니다. 책의 시작을 함께하는 추천의.. 2021. 10. 18.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릭 와이너 마케팅의 힘일까요? 최근에 서점에서 많이 보이는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입니다. 물론 표지와 문체 덕분에 조금은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담겨있는 내용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저자는 본인이 얼마나 보통사람인지 말합니다. 그가 철학의 거인들에게 얻은 지혜를 우리와 함께 나누고, 동시에 철학이 현대의 우리와 멀리 있지 않다고 설득하고 있습니다. 책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소크라테스, 루소, 소로, 쇼펜하우어, 에피쿠로스, 시몬 베유, 간디, 공자, 세이 쇼나곤, 니체, 에픽테토스, 보부아르, 몽테뉴까지 총 14명의 철학자와 함께합니다. 늘어 놓고 보니 간디, 공자, 세이 쇼나곤은 아무래도 미국인 작가가 동양 철학자에게 쿼터를 할당한 것 같지만, 억지스러운 느낌은 없습니다. 작가는 열차 여행을 정말.. 2021. 9. 20.
명상 살인, 카르스텐 두세 독일 작가 카르스텐 두세의 소설입니다. 작품의 제목은 뭔가 신묘한 트릭이 있는 추리 소설의 느낌이 듭니다. 명상 살인이라뇨. 정말로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나열되어 뭔가 상징적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제목은 매우 정직합니다. 표지조차 정직하죠. 독일 작품답다고 해야 할까요. 작품은 문자 그대로 명상, 그리고 살인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추리 소설로 분류할 수도 있을 겁니다. 사실 못할 것도 없죠. 하지만 이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가 숨겨놓은 기발한 트릭, 사건의 진상을 탐정과 함께 추리하고 싶으시다면 그것은 무리라고 하고 싶습니다. 이 작품은 그런 류의 작품은 아닙니다. 클리셰란 클리셰는 온통 뒤집어 엎어버리고, 블랙 코미디로 무장한 이야기는 계속해서 웃음을 자아냅니다. 작가가 마음.. 2021. 8. 25.
사랑이라니, 선영아, 김연수 이 책은 사랑에 대한 소설적인 해설서입니다. 알랭 드 보통 같은 작가들이 보다 직접적으로 사랑을 해설한다면, 김연수 씨는 참으로 그답게 사랑에 대한 해설서를 써 내려갔습니다. ​ 인간은 진화적으로 종족 번식을 위하여 이성을 탐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이성을 탐하는 개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특성은 지속되어 왔겠죠. 하지만 당연히 이성을 더 탐하는 개체가 더 많은 자손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양육 능력 또한 갖춰야만 하죠. 물론 성적 매력 역시 중요합니다. 성적 매력을 갖춘 개체와 자손을 만들어낼 경우, 성적 매력을 갖추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당연히 그 자손 역시 많은 자손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많은 유전자를 남기게 되겠죠. 이 과정에는 설계.. 2021.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