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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자율주행의 GPS와 정밀지도

by 읽고보고맛보고 2021. 2. 6.

자율주행 인식기술 4번째 이야기입니다. 레이다, 카메라, 라이다에 이어서 오늘은 GPS입니다. GPS는 기존 센서들과는 조금 다르게 '남'의 위치가 아니라 '나'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한 기술이죠.

 

최근 구글, 우버, 테슬라, 현대자동차를 비롯 이외에도 아주 많은 업체들에서 '로보택시(Robotaxi)'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로보택시는 문자 그대로 운전자가 없는 택시입니다. 자율주행 5단계, 운행할 수 있는 지역을 제한한다면 4단계라고 볼 수 있는 기술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해지는 것은 지도와 GPS입니다.

 

이전에 자율주행 단계에 대하여 설명드릴때, DDT(Dynamic Driving Task)에 대하여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운전하면서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에 대한 것이죠. 길을 따라가기도 하고, 차선을 바꾸기도 하고, 고속도로 출구로 나가기도 합니다. 만약 우리가 자율주행이 수행하는 일을 '길을 따라간다.'에 집중하여도 자율주행 3단계로 올라설 수는 있습니다. Driving Mode 가 제한되어도 자율주행 3단계는 성립하기 때문이죠. 이 경우는 GPS와 지도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차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는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앞에 보이는(인식되는) 환경을 해석하고, 그대로 길을 쭉 따라가면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로보택시 사업을 한다면, 반드시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택시기사가 자기가 어딨는지도 모르고 승객을 태우고 운전을 한 다뇨. 이건 말이 안 되잖아요?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내비게이션(NAVER, KAKAO, TMAP, MnSoft, Google)들이 많습니다. 자동차에 장착되던 GPS는 이제 스마트폰으로 완전히 옮겨간 것 같아요. 어찌나 길을 잘 찾는지, 예전에는 대체 어떻게 처음 가는 곳을 찾아갔었는지 상상이 가질 않습니다. 이것 때문에 찾기 어렵지만 경치가 좋은 위치들에 많은 펜션들이 지어지고 잘되고 있다는 얘기도 있죠.

 

하지만 자율주행차의 내비게이션은 조금 더 높은 성능이 필요합니다. 여러분께서도 아마 복잡한 도로 환경(고가, 터널)에서 내 차 위치를 정확히 찾기 힘들어하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사람이 운전할 때는 아마 '그럴 수 있어.'하고 적당히 잘 찾아갈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가 그렇게 되어서는 곤란하겠죠? 

 

이제 한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봅시다. 로보택시가 고속도로 출구로 빠져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이 도로는 고속도로 출구가 3개가 연속해서 있고, 출구로 나가서도 오른쪽으로 주행 이후 다시 왼쪽 차로로 주행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도 어느 정도 안내는 가능할 겁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라면 어떨까요? 내 위치를 확인하고 '2차로로 주행하십시오.'라고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내 차가 현재 2차로로 주행하는지 1차로로 주행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물론 '카메라'가 있습니다. 하지만 카메라로 내가 몇 차로로 주행하고 있는지 아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더더군다나 고속도로 출구가 3개 연속해서 있는 상황에서 지금 카메라에 보이는 여상이 고속도로의 몇 번째 출구인지 알 수 있을까요?

 

이제 내 차 위치를 얼마나 더 정확 하게 알아야 할지 감이 오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GPS는 '낮은 정확도', 그리고 '느린 업데이트 속도'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GPS에서 오는 정보를 IMU(Intertial Mass Unit) 정보와 조합하고 기타 다수의 알고리즘을 통해서 가장 확률이 높은 현재 위치를 추정하고 있지만 그걸로는 아직 부족합니다. 자율주행차는 더 빠르고 정확하게 내 차의 위치를 알아내야 합니다.

 

하지만 GPS를 정확하게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DARPA에서 사용된 수많은 DGPS(Differential Global Positioning System)들이 있고, 이 GPS 기술에 대하여 모두 설명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일단 기본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은 GPS 가 환경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우주에 떠있는 위성과 연결을 끊어지게 만들만한 장애물이 얼마나 많을지는 쉽게 상상이 가실 것 같습니다.

 

SLAM 기술은 많은 수의 장애물 인식 포인트 클라우드를 필요로 하고, 이를 제공할 수 있는 센서는 아직은 '라이다'입니다. 물론 카메라가 대체할 가능성도 있겠지만요. (출처: Mathworks.com)

때문에 Localization, SLAM (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INS(Inertial Navigation System) 같은 기술들이 탄생하였습니다. 복잡한 얘기는 접어두고, 쉽게 개념만 조금의 비약을 섞어서 이해하기 쉽게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도에서 내가 알고 있는 장애물 위치 (큰 건물 같은 것들을 생각하셔도 됩니다.)와 실제 카메라나 레이다, 라이다 센서에서 인식되는 그 장애물 위치를 비교하면 내 위치를 알 수 있겠죠? 또 내가 속도가 얼마고 어떻게 회전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 잠시 후에 내가 어디로 갈지도 알 수 있을 겁니다. 자율주행차는 이 모든 기술을 모두 적용해서 내가 정말로 어디에 있는지 알아냅니다. 사실 사람도 언제나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주변을 보고서 알아채게 되니까 같은 방식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네요. 이 과정에서 물체의 위치도 함께 보정이 이루어집니다. SLAM 같은 경우는 레이다, 라이다, 카메라에서 인식된 장애물 위치와 지도에서 내가 알고 있는 위치를 비교해서 내 위치를 알아내기도 하지만 저 장애물 위치를 알아내기도 합니다. 이는 확률을 기반으로 가장 높은 확률로 내가 있는 곳과 장애물이 있는 곳을 알아내는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추정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Localization 기술이 높은 수준에 달하는 것은 내 위치에 더해서 장애물의 위치를 알아내는 것에도 사용할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해지죠. 그렇다면 이 Localization 기술이 높은 수준에 달하려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정밀 지도'입니다.

 

정밀지도는 정확한 도로 사물들의 위치를 기록하고 있어야 합니다. (출처: hyundai-mnsoft)

'정밀 지도'는 건물이나 장애물이 어디에 있는지를 아주 정확하게 표시한 지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KAKAO 지도를 생각해 보시면 우리가 위치를 찾아가기에는 충분히 정확하지만 그게 1m 단위로 정확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내가 어딨는지를 정말로 알아내고 싶다면 '정밀 지도'는 지도에 건물 위치가 아주 정확해야 하겠죠?

 

이 정밀지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 자율주행기술 개발자들은 많은 지도 사업자들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이 어려운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지역색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실시간 업데이트가 필수라는 것입니다. 국내 지도라면 네이버, 카카오, SKT 같은 업체들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미국, 중국, 유럽의 지도는 어떨까요? 자율주행 기술의 적용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려면 이 정밀지도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현지의 지도 업체들과 협업이 필요해지는 것이죠. 그리고 두번째는 '정밀 지도'를 활용하려면 이 정보가 최신의 정보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한번 얻어낸 정보로 만족해서는 안됩니다. 끊임없이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 것이죠. 자사의 차들의 주행 정보를 모두 수집하고 있는 테슬라라면 이를 쉽게 처리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5G 환경이 완비된다면 실시간으로 지도 업데이트를 수행하는 환경이 완성될 수도 있겠죠.

 

이제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자율주행차는 내차가 어디에 있는지를 높은 정확도로 알아내는 기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GPS 정보와 환경정보를 융합하는 SLAM 같은 기술들이 필요하죠.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정밀 지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정밀 지도'는 각 국가들의 어떤 장벽이 되는 것이죠. 정말로 환경 인식과 제어 기술이 아주 높은 수준에 도달해도 완전 자율주행과 로보택시의 '지역적 제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또 넘어야 할 산이 있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