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 얼간이들'로 유명한 작가 가스파드의 최근작입니다. 올해 5월에 총 265화로 완결되었습니다. 게임 좀 하시는 분들이 Intro를 보시면 우선 그 퀄리티에 놀라고, 그다음에 그 참신함에 놀랍니다. 이 작품의 핵심 아이디어는 '게임의 요정'입니다. 어릴 적에 게임을 많이 하신 분들이라면, 상상력이 풍부했던 시절이라면 한 번쯤은 그런 생각도 해보셨을 거예요. RPG를 하면, 주민들이 맨날 그 자리에 있잖아요? 주인공이 그 마을에 들리는 시간은 게임 전체에서는 정말로 얼마 되지 않는데, 나머지 시간에 이 주민들은 맨날 뭐 하는 걸까요? 말을 걸어봐야 똑같은 소리만 하는걸요. 아무 집이나 벌컥벌컥 열고 들어가서 물건을 다 가져가도 항상 같은 자리에서 같은 얘기만 하죠.
물론 이 게임 프로그램에 아무런 의문도 가지지 않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럼에도 이 가상세계에 몰입하면, 다양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고는 합니다. 작가는 이런 우리의 마음을 더 구체화해서 이 웹툰을 그렸습니다.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가슴을 뛰게하죠.
전자오락 수호대는 연기자 (마을 주민, 몬스터, 보스 등등)들을 관리하고, 시설물들을 배치하고, 주인공이 원활히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임의 요정들입니다. 주인공 '패치'는 수호대의 엘리트 사원이지만, 모종의 음모에 휘말려서 절대 들켜서는 안 된다는 수호대의 룰을 위반하게 되고 맙니다. 이로 인하여 잘 나가는 모바일 게임 부서에서 고전게임 부서로 밀려나고 맙니다. 그리고 이 전자오락 수호대의 세계에 있었던 어두운 진실들과 음모들을 하나하나 만나게 됩니다.
가스파드의 전작이 일상물 게그 만화였고, 이 작품도 게그 센스를 바탕에 두고 있으며 전자오락이라는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아이디어까지 깔려있어 가벼운 분위기의 게그 만화를 상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아주 진지하고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차별에 대하여 다룬다거나, 뒤틀린 욕망에 대하여 다룬다거나 하면서 말이죠.
소설과 달리 웹툰이 마무리까지 깔끔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용두사미로 끝난 작품이 한둘이 아니죠.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여타의 작품보다 훨씬 더 깔끔하게 완결되었습니다. 본인이 펼쳐놓은 여러 복선들을 회수하며 이야기를 깔끔하게 풀어내었고, 마지막에 CREDIT 영상을 볼 때는 묘한 감동까지 받게 되죠. 이 작품은 게임을 좋아하는 또는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분명히 재미있게 보실 거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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