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 여러분. 대체 왜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기업을 본때는 재무제표를 보라고 할까요? 기업이 돈을 잘 버는지 보라고 하는데, 그거는 그냥 영업이익 보면 되는 거 아닌가요? PER 보면 재무제표 본 걸까요?
이 책은 사실 회계가 역사를 지배해온 역사라기보다는 회계의 발전사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제목은 조금 더 극적 효과를 노린 것 같아요.
최초의 회계는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입니다. 저자는 아라비아 숫자의 도입과 발전도 회계를 위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생산량을 관리하고 거래를 하기 위한 것이라는 뜻이죠. 최초의 셈법이 탄생하고, 상업이 발달 헸고, 결국 이탈리아 상인들에게서 최초의 복식부기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회계의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과 책임성이라고 말합니다. 회계 장부가 없이 재정의 관리는 불가능했고, 그 필요성에 의하여 상인들에게서 복식부기가 발전했고, 그 투명성과 책임성이 불편했던 권력자들에 의해 회계 기록은 사라지고, 무시됩니다. 메디치가, 스페인, 프랑스, 그리고 영국까지 다양한 예시들은 이를 잘 보여줍니다.
근대까지도 얼마나 많은 나라들이 대체 얼마가 들어오고 얼마를 쓰고 있는지를 기록조차 똑바로 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주 놀랍습니다. 정확한 기록은 재정적 발전을 위한 필수요소입니다. 일단은 현상을 알아야 더 나아갈 길을 찾을 것이니까요. 복식부기는 이에 굉장히 효율적인 방식이었지만, 이 투명성은 돈을 마음대로 휘두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책은 복식부기 방법의 발전보다 그 책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그에 저항하는 사람들 간의 싸움의 역사를 적고 있습니다.
회계사는 꼼꼼하고 치밀한, 그러나 기독교 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사람들에서 점차 나라의 재정에 필수적인 사람들이 되어 갑니다. 항상 그들은 권력과 싸우는 입장이었지만, 동시에 장부를 조작하는 비리의 온상이 되기도 합니다. 이들은 결국 거대 회계법인으로 발전하고, 현재의 거대 회계법인들이 되었죠. 이들은 기업들을 회계 감사하면서 동시에 컨설팅을 하기 때문에 그들의 도덕성에 대한 의심은 아주 컸습니다. 그리고 세계는 마침내 리만 사태를 맞이합니다.
이제 현재의 금융은 아주 복잡해졌고, 이로 인하여 위기와 회복이 누구의 책임이고 누구의 덕분인지 파악도 쉽지 않습니다. 리만사태가 벌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크게 피해를 입었지만 감옥에 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저 막연하게 기업들은 회계적으로 관리되고 감사를 받겠거니 생각하지만, 저자는 실제로 거대한 은행들을 감사하는 것은 현재에 와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합니다.
정말로 자본주의는 관리될 수 있는 걸까요? 우리의 주심들은 정당한 자본주의의 판을 깔아줄 수 있는 걸까요? 책임 있고 투명한 재무의 시대는 정말로 가능한 걸까요? 저자는 '책임성을 이루기 위하여 싸워온 역사'라고 결론에 적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는 옛날 같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그것이 아니라고 진정한 책임성과 투명성에 다다르기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꼭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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