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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리뷰

시간 여행자의 아내, NETFLIX

by 읽고보고맛보고 2022. 2. 8.

2009년 개봉작 시간 여행자의 아내입니다. 누구라도 아마 '어바웃 타임'을 떠올릴 것 같습니다. 타임 워프와 멜로의 연결이기에 비교가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어째서 작품의 제목이 시간 여행자의 '아내'일까요? 작품은 아내의 시점으로 전개되지는 않습니다. 시간 여행자의 시점으로 펼쳐지는 순간들도 많고, 굳이 제목에 '아내'를 강조할 정도로 아내의 감정이나 순간들에 초점을 맞추어 작품이 전개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전형적인 멜로물의 시점을 따라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작품의 제목을 '아내'로 한 것은 감독이 원한 것이 평범한 시간을 살지 않는 남자, 원치 않는 시간 여행을 계속하는 남자보다 그 아내의 삶에 더 초점을 맞추어 사람들이 바라봐주길 원하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시간 여행을 계속하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운명론적 시각을 따릅니다. 시간 여행작품에서 피해갈 수 없는 '타임 패러독스' 문제를 '바꿀 수 없는 운명'이라는 설정을 통하여 해결하고 있죠. 많은 작품들이 시간 여행을 통하여 현재를 바꾸고 미래를 바꾸는 것에 비교하면 꽤나 운명 순응적인 작품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운명을 받아들이고 닥쳐올 미래를 피할 수 없는 인생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물론 답답하게도 느껴지지만, 일견 이해가 안 가지는 않습니다. 끊임없이 시간축을 넘나드는 삶에게 있어 다른 시간대의 삶은 항상 그 위치에 있는 것이니까요. 우리가 어떤 물체가 다음 순간에도 그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과 비슷한 감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4차원의 존재가 3차원의 운동 방정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듯이 5차원의 존재가 받아들이는 4차원의 운동 방정식이 있겠죠. 그런 존재라면 우리와 전혀 다른 감각으로 일어났던 일, 일어나고 있는 일, 일어날 일을 받아들이게 되겠죠. 그리고 그 옆에 있는 3차원의 운동 방정식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놀랍고 힘겨운 순간들을 받아들이게 되겠죠. 이 영화는 아마 그런 상상력을 기반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합니다.

 

물론 그런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였지만, 일반적인 멜로물의 범주를 벗어나지는 않고 있고 주인공이 시간 여행으로 겪게되는 가치관의 변화에 대하여도 자세히 묘사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 부분이 저는 조금 아쉽지만 아마 그런 부분을 강조했다면 더 지루한 영화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흥미로운 소재로 만들어진 운명론적 사랑이야기입니다. 그 운명 속에서도 행복한 부부가 부럽기도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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