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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2

눈 오는 밤 눈이 오면 다음 날 길거리부터 걱정하는 것은 '꼭 그렇게 생각해야만 할 것 같다고 생각해서'인 것 같습니다. 이제 어른이라고, 난 더 이상 눈 오는 날을 즐기지 않는다고 생각해야 할 것 같은 거죠. 누군가 말했을 거예요. 난 이제 눈 오는 게 싫다고, 눈이 얼마나 더러운지 아냐고, 다음날 질척 질척한 바닥을 생각해 보라고 말이죠. 그리고 아마도 그 말을 듣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 게 훨씬 현실적이고, 어른스럽고, 낭만적 환상에서 졸업한 것이라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다음날 겪을 불편함을 상상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고, 그 말에 공감하기 어려운 것도 당연히 아니니까요. 하지만 눈 내리는 풍경이 보여주는 환상적인 측면을 외면하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는 것 같습니다. 분명히 어린 시절만큼 눈이 환상적이지는 않은 .. 2022. 1. 24.
고양이 고양이는 쉬이 도망간다.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여 항상 그들과 눈인사를 시도하고 접촉을 시도하지만, 그것은 항상 실패로 끝난다. 그 도도한 눈망울로 사람을 쳐다보다가 한 발자국만 더 다가가도 쏜살같이 사라져 버린다. 내가 먹이라도 들고 있다면 종종 망설이는 모습이 보이지만, 그럼에도 내게 쉽게 다가오는 법은 없다. 한 번은 고양이 한 마리를 길들인 적이 있다. 그 어린 고양이는 처음에는 날 경계하였지만, 하루, 이틀 계속 먹이를 주다 보니 언젠가부터는 날 피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다가가면 부스럭 부스럭 수풀을 해치고 나오기도 했다. 하나 언젠가부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여러 사람들이 돌보아 주었던 모양이다. 그러다 좋은 주인을 만났으려니 생각한다. 난 종종 그 녀석을 생각하곤 한다. 사람을 대함.. 2022.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