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주정1 알콜예찬 첫 잔을 들이켠다. 그렇다. 우리는 이제 약함을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인터넷의 익명성은 약자들의 혁명이었다. 그것으로 인하여 우리가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솔직해졌음은 사실이다. 때문에 이제 우리는 나와 같은 약한 자를 찾아 헤맬 이유가 없어졌다. 이것이 우리가 모두 혼자이면서 연결된 이유다. 이제 우리는 인생의 동반자 따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문명은 동거인 없이 생활이 가능한 기술을 발전시켰고, 기어코는 약자들을 이어주었다. 이제 나의 치부를 인터넷에 마음껏 끄적이고 날것의 반응들을 함께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번듯한 나를 연기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나와 다른 번듯한 사람일까봐 걱정하지 않는다. 이제 요플레 뚜껑을 핥는 나는, 남의 인스타그램을 훔쳐보는 나는, 홀로 외로움과 자유를.. 2022. 2.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