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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2

비정상 가족 병상에 있는 친구를 만난 것이 그날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6인실의 오른쪽 세 개의 병상 중 가장 창가 쪽이었습니다. 커튼은 쳐두지 않았더군요. 블라인드가 올라가 있는 창문으로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친구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습니다. 휴대폰을 들여다보지도, 티브이를 보지도 않고 있었어요. 그렇다고 자고 있던 것도 아니었죠. 시선은 정면을 향하고 있었지만, 정면에 있는 빈 침대를 바라보고 있던 것도 아니었던 것 같아요. 시선에 초점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멍 때리는 것과는 다른 그런 표정이었습니다. 저는 그의 침대로 다가갔습니다. 인기척에 고개를 돌린 친구는 저를 보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러고는 묘한 표정으로 저를 맞이했습니다. 저를 반기는지 아닌지 모르겠는 표정이었어요. 아마도 그 친구는.. 2022. 1. 25.
고양이 고양이는 쉬이 도망간다.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여 항상 그들과 눈인사를 시도하고 접촉을 시도하지만, 그것은 항상 실패로 끝난다. 그 도도한 눈망울로 사람을 쳐다보다가 한 발자국만 더 다가가도 쏜살같이 사라져 버린다. 내가 먹이라도 들고 있다면 종종 망설이는 모습이 보이지만, 그럼에도 내게 쉽게 다가오는 법은 없다. 한 번은 고양이 한 마리를 길들인 적이 있다. 그 어린 고양이는 처음에는 날 경계하였지만, 하루, 이틀 계속 먹이를 주다 보니 언젠가부터는 날 피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다가가면 부스럭 부스럭 수풀을 해치고 나오기도 했다. 하나 언젠가부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여러 사람들이 돌보아 주었던 모양이다. 그러다 좋은 주인을 만났으려니 생각한다. 난 종종 그 녀석을 생각하곤 한다. 사람을 대함.. 2022.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