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리뷰

갓물주, HD3, 네이버 웹툰

읽고보고맛보고 2021. 1. 5. 00:16

네이버 웹툰으로 2019년 7월 23일 프롤로그로 시작해서 2020년 12월 15일에 후기까지 완결된 작품입니다.

 

아주 독특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2019년 최대의 화두는 역시 부동산이었죠. 집값이 2018년부터 폭등했고, 누구나 '내가 5년 전에 그걸 샀으면'을 달고 살던 때였습니다. 물론 이 해의 최대 관심사는 아파트였지만, 사실 그 이전부터 우리는 모두 '건물주'의 삶에 대하여 말하고는 했죠. 불로소득의 완성형이라고 모두가 생각하는 형태 아니겠습니까.

 

이 웹툰은 '내가 5년전에' 와 '건물주'를 적절히 가져온 작품입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건물이라는 아이디어. 사실 이것만 가지고도 충분히 먹히는 작품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누구에게나 내가 저게 있으면!이라는 생각이 들법한걸요. 더군다나 작중에는 가격이 폭등한 부동산, 비트코인까지 나옵니다. 사실 스토리와 상관없이 저게 나였으면 하는 마음에도 한 번쯤 보게 되는 작품이죠.

 

다만, 작화를 비롯한 연출과 스토리가 조금 약하기는 합니다. 작가는 끝도없이 착한 주인공 캐릭터와 가족 이야기로 전체 스토리를 끌어갑니다. 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님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 그리고 각자 마음의 상처를 가진 캐릭터들이 메인이 되어서 이야기를 끌고 가죠. 하지만 뭔가 스토리가 조금 빈약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사실입니다. 정말로 세상에 저런 건물이 있다면 고작 이 정도 스케일로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물론 데우스 엑스 마키나 역할을 하는 정체불명의 변호사를 등장시켜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처리하기는 합니다만, 그럼에도 캐릭터와 스토리가 조금은 단조롭고, 창의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은 듭니다.

 

작화 역시 조금은 어색한 것은 사실입니다. 기본적인 인체 묘사, 쉽게 그림 실력이 조금 부족한 것은 있습니다만, 엄청나게 거슬릴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상황에 대한 묘사, 다시 말해 연출에 있어서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싸움 장면, 분노 장면같은 것들이 너무 단조로운 컷 묘사로 이루어지는 느낌입니다. 예를 들면 마지막화에서 강기와 마기의 대화에서 마기의 독백은 조금 더 극적인 캐릭터 변화의 하나인데, 그냥 프레젠테이션하듯이 컷이 흘러가는 느낌이 듭니다. 더 극적인 연출은 힘들었을까 싶긴 합니다.

 

사실 이런저런 아쉬움에도 핵심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건물주에 대한 동경이 그다지 우리에게 좋지는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하기는 합니다만, 그럼에도 한번 더 생각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그래도 매주 나름대로 챙겨봤던 웹툰 '갓물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