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리뷰

차인표, NETFLIX

읽고보고맛보고 2021. 1. 3. 11:54

김동규 감독, 차인표 주연의 넷플릭스 제작 영화 '차인표'입니다. 배우의 이름 석자를 제목으로 내걸다뇨. 이런 영화가 있었나 싶습니다. 넷플릭스에 정의한 장르는 '코미디, 다크 코미디'. 그리고 영화 특징은 무려 '황당한 이야기'입니다. 정말 대단한 작품입니다. 영화의 핵심은 차인표라는 배우가 보여주는 자학적인 개그입니다. 물론 조달환 배우를 비롯하여 많은 배우들이 열연을 펼친 영화이지만, 차인표라는 배우의 원맨쇼에 가까운 영화임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B급 감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특히 중간에 등장하는 우주 속 차인표의 연출은 감독의 장난기를 유감없이 발휘한 씬입니다. 그런 감성들이 이 영화를 쭈욱 관통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영화는 꼬이꼬 꼬이는 스토리를 보여줍니다. 스포일러는 지양하고자 하여 자세히 적지는 않겠습니다만, 한국식 코미디 영화에서 보여주는 그런 류의 어떻게 저렇게까지 싶은 꼬이고 꼬이는 스토리를 보여주죠. 물론 스토리에만 집중하면 여타의 한국식 코미디 영화와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뭔가 수습이라고 해야 할까요. 스토리 마무리가 덜 된 것 같은 느낌까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또다른 재밌는 점은 배우들의 실명을 앞세워서 그들의 현재 상황을 오버랩시킨 것이죠. 물론 배우 차인표의 실생활은 모릅니다만, 그는 뭔가 이 작품에서의 그처럼 정말로 저런 상황에 처해 있을 것만 같고 정말로 저런 상황에 처해있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 말이죠. 하지만 그런 몰입이 과해져서 코미디를 코미디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되기 이전에 감독은 장난기를 발휘한 연출들로 장르를 바로잡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차인표라는 캐릭터인지 현실일지 모르는 인물이 우리에게 어떤 종류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는 합니다. '띠리리 랄라리라 랄라라'와 함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거죠. 우리 모두 가지고 있는 '그 시절'말입니다.

 

정말 차인표씨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영화였습니다. 정말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웃었습니다. 얼핏 '라떼는 말이야'를 떠올리게 하는 꼰대력이 돋보이면서 동시에 '몰락'을 희화화하는 측면도 있어 불편했을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실을 웃어넘겨야만 다음이 있는 것이겠죠. 2021년 초에는 '왕년'을 떠올리며 지나간 과거에 씁쓸함을 느끼기보다는 속옷 한번 찢어버리고 과거도 던져버리고 새로 걸어가 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